마음의쉼터

[스크랩] [경북/안동] 400년 사랑이야기, 월영교(月映橋)

정다운1004 2010. 4. 21. 23:13

<!-BY_DAUM->

원이엄마의 망부가가 울리는 목책교,

월영교(月映橋)

경북 안동시 용정동

 

편지와 함께 발견된 미투리 한켤레,

한올한올,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엮은

머리카락과 삼입니다.

400년을 넘게 이어 온 부부의 사랑이

진하게 베어 있는 곳,

월영교입니다.

 

 

 

월영교

 

북 안동의 목책교, 월영교.

2003년 안동댐의 보조 호수를 가로질러 지어진 목책교다. 안동시 상아동과 성곡동을 잇는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로 나름의 고풍스러움을 간직하고 있으나 지금의 모습이 처음의 그 모습은 아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는 3년만에 상판이 썩어 갔다. 그리고 2007년 10월부터는 전면 통제 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2009년 1월, 새로이 단장한 월영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전부터 한번은 꼭 찿아 보고프던 다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교로 387m의 길이에 3.6m의 너비라는 것에 의미를 두어도 좋겠지만, 실제 월영교를 걷고 싶은 마음은 어느 부부의 애절한 망부가를 알고 난 후다. 

 

1998년 5월,

안동시 정상동 일대의 택지개발로 인해 마을에 있던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무덤을 이장하다가 유물들과 함게 발견 된 미투리와 편지다. 현대어로 번역이 되어 더 많이 알려지게 된 원이엄마의 사부곡,

그 글을 읽는 순간, 등어리에 전기가 흐르는 듯 했다. 남편의 병환이 심해지면서 결국 어린 아들과 미밍인을 두고 떠난 남편에게 쓴 편지,

그 속에는 원망도 있었고, 사랑도 있었으나 무엇보다도 그리움에 목타는 한(恨)이 베어 있다. 

그 한과 설움을 담아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줄기를 엮어 만든 미투리, 그리고 그 속에 고이 접어 담은 편지 한장.

빼곡한 글 가득한 숭고한 사랑을 월영교는 부부의 연을 계속 이어 주고자 깊은 이야기를 담고 그 자리에 선다. 사백년을 넘어선 사랑,

그 사랑은 퇴색되지 않은 뜨거운 부부의 정으로 남고 그 자리는 함게 손을 잡고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월영교로 남았다.

미투리와 편지는 현재 안동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며, 아쉽게도 주말과 휴일에는 개관하지 않아  쉽게 만나기는 어렵다.

 

편의 이름은 있지만, 부인의 이름은 없다.

'원이엄마'와 '아내', 그렇게만 불리고 그렇게 살아 온 구구절절한 사연은 한 방송사에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라는 제목으로 소개가 되기도 했으며, 2007년에는 내셔날 지오그래픽에 'Locks of Love'라는 제목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 후 많이 알려진 월영교는 사진을 하는 이들의 전문 출사지가 된다. 웹에 오르 내리는 사진들, 잔잔히 피어난 물안개 속의 월영교와 월영정의 모습은 그렇게 몽환적일수 없다.

월영교,

이름 그대로 '달이 비치는 정자'이듯, 월영교의 참 모습은 밤에 있다. 시간의 아쉬움으로 벌건 대낯에 찿긴 했으나, 그 감동은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월영정에서 바라본 밤 하늘, 하늘과 호수에 달이 두개가 뜰 것이다. 그렇게 서로를 애무하다가 날이 밝으면 같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원이엄마의 사랑처럼 그렇게 말이다.

 

동시에서는 월영교와 월영정의 아름다움을 더 하기 위해

매해 4월 부터 11월까지 12시와 1시. 이후로 두시간 간격으로 밤 9시까지 월영분수를 작동 한다.

물의 한가운데 월영정을 두고 양편으로 이어진 목책교는 중간 지점 양편에 월영정을 전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식당들 즐비한 안동물문화관에서의 전경도 좋지만 건너편 선성현객사에서 내려보는 월영정의 모습 또한 일품이다.

 

 

원이 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 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당신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나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갖 그 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1586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인이 월영교를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한다.

소원을 빌며 다리를 건너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한다. 영원히 함께함을 약속하는 다리, 월영교

잔잔한 물안개 피어 오르는 이른 아침도 좋고, 은은한 달빛 머금은 밤도 좋다. 목책교의 내 발자국 소리를 들음도 정겹다.

400여년 전의 망부를 향한 편지가 지금의 사람들에게 큰 감동이다. 더 없는 사랑의 이야기는 영혼이 되어서도 이어지는 월영교다.

 

 

 

 

 

 

 

 

 

 

 

 

 

 

 

 

 

 

 

 

 

 

 

 

원이엄마가 쓴 편지

<출처 : 안동대학교박물관>

 

 

원이엄마가 엮은 미투리

<출처 : 안동대학교박물관>

 

 

 

 

by 박수동

 

출처 : 길손의 旅行自由
글쓴이 : 길손旅客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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