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산책이야기

[부부산책이야기] 20180618 시청앞 서울광장 - 스웨덴전 월드컵 응원

정다운1004 2018. 10. 28. 02:03


부부산책이야기

20180618 시청앞 서울광장 - 스웨덴전 월드컵 응원


그 대단했던 2002년 월드컵!!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전 승리

4강 독일전. 3.4위 터키전 까지...히딩크는 우리의 대통령이 되었었다

정말 행복했던 월드컵으로 우리 기억에 남았다


그 때는 거실에서 응원했다

아내와 아들 딸, 온 가족이 빨간 티셔츠를 나눠 입었다

골이 들어갈 때마다 온 거실이 들썩거렸었다

무엇보다 아내가... 응원에 그렇게 열심일 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 때 찍었던 빨간 티셔츠의 가족 사진은...

작은 액자에 담아... 지금도 책장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그 때의 거리 응원은 정말 대단했다. 전 세계가 놀랐으니까...

그 거리의 모습을 TV로 보면서

그 때는 거기 가면 '고생 고생' 죽는 줄 알았다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라 여겼고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부럽기도 하면서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 여겼다


저녁식사를 하며 농담처럼 말했다

서울광장! 우리도 한번 가 볼까?

그런데 이쁜딸이 너무 좋아하며 소리쳤다 "가요 가요!"

그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아빠가 먼저 가서 자리를 잡고 돚자리를 펴"

닭강정과 콜라는 예서 사가지고 가는게 더 좋겠지?

그래서 적당한 크기의 백팩도 하나 메었다

각자 휴대폰이 있으니 사람이 많아도 찾을 수 있을거고

잃어버려 헤어저도 문제는 없을 거야


그렇게 그 날이 되었고

나는 백팩에 돗자리 담고 닭강정 콜라 생수도 샀다

미리 간다고 서둘러 4시 쯤 시청 앞에 내렸다


서울 광장은 아직 한가 했으나

약속한 장소는 세종문화회관 앞이기에

천천히 구경도 하며 여유롭게 그리로 이동했다


식전 공연들을 하느라 대형스피커들은 '악을 악을' 쓰고 있었고

'시끌벅적' 벌써부터 들~ 흥들이 달아 올라있었다


준비된 대형 전광판 앞은 아직은 3분의2쯤만 차 있었는데

대리석 바닥이 햇빛을 받아 너무 뜨거워, 자리 잡기가 망서려 졌다

이게 실수였다. 바로 자리를 깔았어야 했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쪽이 좋아보여 갔더니

중계화면도 가로수와 시설물에 가리고 자리도 별루였다

아뿔사!! 그 사이 로얄석은 다 차 버리고 말았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결국 포기하고

시청 앞 잔디 광장으로... 아주 열심히...빨리... 다시 갔다


시청 앞 서울광장은 아직 여유가 있었다

둥근 원형 잔디밭에는 전광판을 중심으로 T자형 통로가 설치되고 있었다

재빨리 중앙 코너로 달려갔다

거기면 다른 사람들과의 불편도 적을 것 같고

찾아올 가족에게 위치 설명 하기도 쉬울 듯 했다

자리를 펴니 잔디도 폭신거려 느낌도 좋아

가족을 기다리며 낮잠도 즐겼다

그렇긴 했다!


두 번째 실 수!... 경기하는 내내... 시작부터 끝 까지...

쉬임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화면을 가렸다

하필 중요한 순간엔... 그들도 멈춰버려...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흐흐흐~ 다음 번엔?... 로얄석이 어딘지 알 것 같다^^


그래도 많이 많이 재미있었다

맛난 거 준비해 와 먹는 것도 즐겁고 자연스럽고

분명 모르는 사이지만 우리들은 하나였다

함께 웃고 한숨짓고 떠들고 함성했다

자리도 적당히 비좁지 않았고... 서로를 배려했다


시원한 바람만큼이나 쾌적하고 쾌청했다

게임이 안 풀리고 지고 있었음에도... 전혀 위험하지도 않았고...

담배연기도... 술취한 사람도... 시끄러운 전문가?도 없었다

모두 함께 있다는 것이 행복했고... 나를 흥분 시켰다


끝나고 퇴장하는 길... 우리는 천천히 움직이기로 했는데...

사람들은 질서 정연했고... 비워져가는 서울광장 잔디밭은 놀라울 만큼 깨끗했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1호선 전철은 적당히 한가했고... 심지어 앉아서 집에 왔다

그렇게 우리는

거리 응원의 매니아가 되었다


그런 서울광장 응원을... 우리가 했다!!!